GROUP  EXHIBITION

《Floating Eternity》
주유진, 이혜미


9th May

— 6th June, 2026

영원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물 위의 빛처럼, 바람에 실린 꽃잎처럼, 밤하늘의 달처럼 끊임없이 움직이

며 존재한다. ≪Floating Eternity | 부유하는 영원≫ 은 그 역설에서 출발한다.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어떻게 부유하는가. 영원이라

는 감각이 어떻게 찰나 속에 깃드는가. 이번 전시는 회화와 오브제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그 질문에 답하는 두 작가의 작업을 함께 펼

쳐놓는다. 이들의 작업은 형식과 재료가 다르지만, 같은 곳을 향해 있다. 소멸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것을 눈앞에 불러

오고자 하는 손의 의지. 〈부유하는 영원〉은 그 믿음과 의지가 형상이 되어 공간 안에 조용히 떠 있는 자리이다.


주유진 작가의 그림 앞에 서면, 오래도록 기다려온 순간에 도착한 듯한 느낌이 든다. 낮게 깔린 수평선 위로 달이 조용히 떠 있고, 구

름과 꽃의 형상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캔버스 위에 머문다. 그것들은 부유한다. 그리고 그 부유 속에서, 영원히 존재한다. 작가는

유화와 소프트 파스텔, 그리고 돌가루를 여러 겹 쌓아 올리며 화면을 만든다. 층과 층 사이에서 안료는 스며들고, 돌의 입자는 표면에

서 빛을 받아 한없이 반짝인다. 사포로 긁어내고 덧바르며 중첩된 물질들은 ‘되돌아갈 수 있는 풍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완성된 화면

은 높은 농도와 밀도로 가득 차, 영원히 존재할 것만 같은 안전한 장소로 피어난다. 언제든 귀환할 수 있는 곳으로.


달, 구름, 꽃. 화면 위에 반복적으로 현현하는 이 형상들은 영원 그 자체이자, 연약한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소망이며, 소멸하지 않

는 사랑의 언어이다. 작가가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사라지기 직전의 구름, 밤이 시작되기 직전의 하늘, 한데 쌓여가는 파도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채로 머물러 있는 찰나의 상태들이다. 10여 년 전, 흰색을 연구하기 위해 우연히 찾아간 아이슬란드에서 작가는 설경 위

로 펼쳐지는 세상의 모든 색을 목격했다. 시간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이 설경 위로 번지며 드러낸 그 색들은 이내 캔버

스 위로 현현하였다. 색선과 색면들이 수평선, 달, 파도의 형상들과 함께 펼쳐지며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어떤 것을 품은 시적 풍

경이 태어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추어진 온기들은 구름과 꽃처럼, 가장 오래도록 이 지구에 남는 것들이 되어 살아 숨쉰

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Blooming Sky〉 시리즈는 기존의 〈Blue〉 시리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화면 속 두 사람이 그

들만의 세상을 창조하고 일구어가는 서사를 담은 이 작업에서, 카라와 장미와 튤립이 피어오르는 형상은 서로를 바라보고 붙드는 사

랑의 마음이자, 전설처럼 남을 환상으로 다가온다.


이혜미 작가는 하늘을 향해 보내던 시선을 손으로 빚는다. 달과 별을 올려다보며 저마다의 바람을 품었던 오래된 감각, 그 아득한 밤의 정서

를 물성 위에 새긴다. 〈Moon Object〉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한다. 하늘에 놓인 달의 형상에서 출발한 오브제들은 정형과 비정형 사

이를 오가며 각기 다른 감정을 품은 채 공간 안에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하나로 놓일 때, 오브제는 형태와 표면의 조형성을 또렷이 드러낸다. 여럿이 모일 때는 배열과 간격, 반복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성

된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이루듯, 이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또 다른 장면을 형성한다. 고요 속에서 문득 시선이 머무

는 것. 이혜미 작가의 오브제는 바로 그 자리에 있다. 신작 〈Silver Lining〉은 “모든 구름 뒤에는 은빛 가장자리가 있다”는 오래된 문

장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그 말 속에 깃든 희망의 정서에 주목하여, 이를 공간 속에 머무는 물성으로 풀어낸다. 실버 프레임 구조 안에

유약을 이용한 페인팅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일반적으로 도자에서 유약은 표면을 덮고 마감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하

나의 ‘재료이자 도구’로 전환된다. 화면은 유약을 물감처럼 흘리고, 쌓고, 터뜨리는 과정을 통해 구성되며, 소성 과정에서의 시간과 온

도에 의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때 나타나는 두께나 밀도, 흐름의 차이는 각각 다른 표면의 층위를 형성하며, 이는 전

통적인 도자의 기능적 유약 사용에서 벗어나 재료 자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페인팅의 이미지는 별빛이나 하늘의 흔적

처럼, 축적되고 흩어지는 움직임을 담게 될 것이며, 이를 둘러싼 은 역시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이어가게 된다.

희망이 저마다 다른 결을 갖는 것처럼, 이 작업들 역시 각기 다른 형태와 빛깔로 존재한다. 〈Moon Object〉가 그러했듯, 〈Silver

Lining〉 또한 소망과 기원의 감각을 머금은 채 공간에 스며든다.≪Floating Eternity | 부유하는 영원≫ 안에서 이혜미의 오브제들

은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형태를 얻는 방식을 보여준다. 달은 매번 지지만 매번 돌아오며, 구름 너머의 은빛은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그곳에 있다. 작가의 손을 통해 공간에 안착한 소망들은 조용히, 그러나 영원히 부유한다.


주유진의 캔버스 위에서, 이혜미의 손을 거친 공간 안에서, 영원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을 조용히 떠다니

고 있다. 달이 지고 다시 떠오르듯, 구름 너머 은빛이 사라지지 않듯, 이 전시에 담긴 형상들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부유할

것이다. 〈부유하는 영원〉은 어쩌면 하나의 초대이다. 소멸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그러나 그 두려움을 이미 넘어선 자리로의

초대. 이곳에서 영원은 거대하거나 엄숙하지 않다. 그것은 꽃 한 송이의 형태로, 달을 닮은 오브제 하나로, 아직 끝나지 않은 파도의

색으로 조용히, 그리고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문다.


GROUP EXHIBITION

영원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물 위의 빛처럼, 바람에 실린 꽃잎처럼, 밤하늘의 달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며 존재한다. ≪Floating Eternity | 부유하는 영원≫ 은 그 역설에서 출발한다.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어떻게 부유하는가. 영원이라 는 감각이 어떻게 찰나 속에 깃드는가. 이번 전시는 회화와 오브제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그 질문에 답하는 두 작가의 작업을 함께 펼 쳐놓는다. 이들의 작업은 형식과 재료가 다르지만, 같은 곳을 향해 있다. 소멸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것을 눈앞에 불러 오고자 하는 손의 의지. 〈부유하는 영원〉은 그 믿음과 의지가 형상이 되어 공간 안에 조용히 떠 있는 자리이다.


주유진 작가의 그림 앞에 서면, 오래도록 기다려온 순간에 도착한 듯한 느낌이 든다. 낮게 깔린 수평선 위로 달이 조용히 떠 있고, 구름과 꽃의 형상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캔버스 위에 머문다. 그것들은 부유한다. 그리고 그 부유 속에서, 영원히 존재한다. 작가는 유화와 소프트 파스텔, 그리고 돌가루를 여러 겹 쌓아 올리며 화면을 만든다. 층과 층 사이에서 안료는 스며들고, 돌의 입자는 표면에서 빛을 받아 한없이 반짝인다. 사포로 긁어내고 덧바르며 중첩된 물질들은 ‘되돌아갈 수 있는 풍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완성된 화면은 높은 농도와 밀도로 가득 차, 영원히 존재할 것만 같은 안전한 장소로 피어난다. 언제든 귀환할 수 있는 곳으로.


달, 구름, 꽃. 화면 위에 반복적으로 현현하는 이 형상들은 영원 그 자체이자, 연약한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소망이며, 소멸하지 않는 사랑의 언어이다. 작가가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사라지기 직전의 구름, 밤이 시작되기 직전의 하늘, 한데 쌓여가는 파도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채로 머물러 있는 찰나의 상태들이다. 10여 년 전, 흰색을 연구하기 위해 우연히 찾아간 아이슬란드에서 작가는 설경 위로 펼쳐지는 세상의 모든 색을 목격했다. 시간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이 설경 위로 번지며 드러낸 그 색들은 이내 캔버스 위로 현현하였다. 색선과 색면들이 수평선, 달, 파도의 형상들과 함께 펼쳐지며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어떤 것을 품은 시적 풍경이 태어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추어진 온기들은 구름과 꽃처럼, 가장 오래도록 이 지구에 남는 것들이 되어 살아 숨쉰

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Blooming Sky〉 시리즈는 기존의 〈Blue〉 시리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화면 속 두 사람이 그들만의 세상을 창조하고 일구어가는 서사를 담은 이 작업에서, 카라와 장미와 튤립이 피어오르는 형상은 서로를 바라보고 붙드는 사랑의 마음이자, 전설처럼 남을 환상으로 다가온다.


이혜미 작가는 하늘을 향해 보내던 시선을 손으로 빚는다. 달과 별을 올려다보며 저마다의 바람을 품었던 오래된 감각, 그 아득한 밤의 정서를 물성 위에 새긴다. 〈Moon Object〉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한다. 하늘에 놓인 달의 형상에서 출발한 오브제들은 정형과 비정형 사이를 오가며 각기 다른 감정을 품은 채 공간 안에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하나로 놓일 때, 오브제는 형태와 표면의 조형성을 또렷이 드러낸다. 여럿이 모일 때는 배열과 간격, 반복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성된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이루듯, 이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또 다른 장면을 형성한다. 고요 속에서 문득 시선이 머무는 것. 이혜미 작가의 오브제는 바로 그 자리에 있다. 신작 〈Silver Lining〉은 “모든 구름 뒤에는 은빛 가장자리가 있다”는 오래된 문장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그 말 속에 깃든 희망의 정서에 주목하여, 이를 공간 속에 머무는 물성으로 풀어낸다. 실버 프레임 구조 안에 유약을 이용한 페인팅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일반적으로 도자에서 유약은 표면을 덮고 마감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하나의 ‘재료이자 도구’로 전환된다. 화면은 유약을 물감처럼 흘리고, 쌓고, 터뜨리는 과정을 통해 구성되며, 소성 과정에서의 시간과 온

도에 의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때 나타나는 두께나 밀도, 흐름의 차이는 각각 다른 표면의 층위를 형성하며, 이는 전통적인 도자의 기능적 유약 사용에서 벗어나 재료 자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페인팅의 이미지는 별빛이나 하늘의 흔적처럼, 축적되고 흩어지는 움직임을 담게 될 것이며, 이를 둘러싼 은 역시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이어가게 된다.


희망이 저마다 다른 결을 갖는 것처럼, 이 작업들 역시 각기 다른 형태와 빛깔로 존재한다. 〈Moon Object〉가 그러했듯, 〈Silver Lining〉 또한 소망과 기원의 감각을 머금은 채 공간에 스며든다. ≪Floating Eternity | 부유하는 영원≫ 안에서 이혜미의 오브제들은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형태를 얻는 방식을 보여준다. 달은 매번 지지만 매번 돌아오며, 구름 너머의 은빛은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그곳에 있다. 작가의 손을 통해 공간에 안착한 소망들은 조용히, 그러나 영원히 부유한다.


주유진의 캔버스 위에서, 이혜미의 손을 거친 공간 안에서, 영원은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을 조용히 떠다니고 있다. 달이 지고 다시 떠오르듯, 구름 너머 은빛이 사라지지 않듯, 이 전시에 담긴 형상들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부유할것이다. 〈부유하는 영원〉은 어쩌면 하나의 초대이다. 소멸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그러나 그 두려움을 이미 넘어선 자리로의 초대. 이곳에서 영원은 거대하거나 엄숙하지 않다. 그것은 꽃 한 송이의 형태로, 달을 닮은 오브제 하나로, 아직 끝나지 않은 파도의 색으로 조용히, 그리고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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