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UP  EXHIBITION

《Soft Senses》
윤태인, 김기정


19th Mar

— 18th Apr, 2026

부드러움은 종종 단단함의 반대편에 놓이며, 불완전하거나 미결정적인 상태로 여겨진다. 그러나 모든 형상은 완결된 구조에 이르기 이전, 먼저 흔들리고 휘어지며 외부의 힘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통과한다. 그런 점에서 부드러움은 단단함에 이르지 못한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구조가 형성되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감응의 장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을 닫아 고정하는 대신, 밀리고 눌리고 스며들며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바꾸어가는 조건이며, 세계와 맞닿는 가장 이른 층위의 물질적 태도이기도 하다.

 

《Soft Senses》는 이처럼 부드러움을 취약함의 은유나 감상적 수사로 다루지 않는다. 여기서 ‘soft’는 형태 이전의 유동성, 외부와의 접촉을 수용하는 개방성, 그리고 단단한 결과물 안에도 잔존하는 물질의 시간을 가리킨다. ‘senses’ 또한 단순한 지각의 차원을 넘어, 그러한 미세한 변화와 긴장을 감지하고 응답하며 형식으로 전환시키는 실천적 감각을 뜻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부드러운 것을 보여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드러움이 어떻게 하나의 구조가 되고 표면이 되며, 조형의 논리로 구체화되는지를 따라가고자 한다.

 

윤태인의 ‘부드러움’은 압력과 접촉, 중력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료로부터 출발한다. 작가는 유토(Oil Clay)를 자르고 붙이며 반복적으로 모델링하는 과정 속에서, 손의 압력과 재료의 저항, 이어붙임의 리듬이 만들어내는 덩어리감과 곡선, 눌림과 비정형의 흔적들을 자신의 조형 언어로 축적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Bench>와 <Stool 01>은 그러한 점토 주물 작업의 감각을 체리나무로 접목하여 확장한 결과물이다. 이전의 나무 작업이 면과 선을 통해 구조를 세우는 데 가까웠다면, 이번 작업은 점토 덩어리의 입체감과 유기적 형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목재 안으로 옮겨오려는 시도에 가깝다. 손으로 카빙한 표면에는 의도치 않게 생겨난 불규칙한 요철과 굴곡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부드러운 물성이 단단한 구조 안에 응고되는 과정을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금속 작업에서는 정형적으로 절단된 스펀지가 작가의 개입과 중력의 작용 속에서 눌리고 휘어지며, 순응하거나 반발하는 물성을 형태로 드러낸 뒤 에폭시와 주조 과정을 거쳐 금속으로 고정된다. 이처럼 윤태인의 작업은 유연한 재료가 외부의 힘을 받아 변형되고, 그 흔적이 목재와 금속이라는 견고한 물질로 옮겨가는 과정을 통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감각이 어떻게 구조 안에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어 김기정의 ‘부드러움’은 집과 포옹처럼 가장 가까운 공간과 관계의 장면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home> 시리즈에서 가족의 손길이 스며든 집 안의 풍경, 이를테면 카페트와 이불, 커튼, 침대처럼 일상 속에 놓인 사물들에 어린 시간의 흔적과 정서의 온도를 조용히 응시한다. 누군가 머물다 간 자리의 온기, 자주 덮이며 길들여진 천의 결,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조금씩 다른 시간을 품는 사물의 표정은 작가의 화면에 부드러움이라는 하나의 감각적 풍경으로 다시 구성된다. 이러한 시선은 실내에만 머물지 않고, 창밖의 나무와 바깥 풍경으로까지 이어지며, 집을 단순히 벽으로 둘러싸인 장소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기대고 머무는 감각의 범위 전체로 확장한다. 동시에 <hug> 시리즈에서 작가는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고 안기며 감싸지는 순간에 주목한다. 여기서 포옹은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서로의 무게를 나누고 마음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장면으로 이해된다. 작가가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인물의 구체적 형상이라기보다, 몸과 몸 사이에 생겨나는 틈과 밀도, 감싸는 팔이 만드는 둥근 윤곽, 그리고 접촉이 남기는 완충의 감각이다. 이러한 장면들은 장지를 염색 후 채색하거나, 묽은 모델링 페이스트를 올리고 긁어내는 반복적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한지 특유의 보풀과 섬유의 결, 부드러운 표면감은 더욱 도드라지며, 이미지는 단단히 고정되기보다 어딘가 숨을 쉬는 듯한 질감을 획득한다. 이는 작가가 붙들고자 하는 생활의 온기와 관계의 촉감을 더욱 섬세하게 머물게 한다.

 

서로 다른 두 작가의 궤적은 ‘부드러움’이라는 감각을 어떻게 물질로 옮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하나의 접점을 형성한다. 윤태인이 점토와 스펀지의 유연한 물성이 남긴 흔적을 나무와 금속의 구조 안에 응축시킨다면, 김기정은 관계와 공간의 온기를 섬세한 표면과 층위로 스며들게 한다. 《Soft Senses》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품은 ‘부드러움’이라는 상태가 재료와 표면, 온기와 기억의 층위 안에서 어떻게 형상을 얻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자리이다. 본 전시가 부드러움을 하나의 인상으로 환원하지 않고, 감각과 물질 사이를 오가며 형상이 생성되는 과정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기를 바란다.

 



GROUP EXHIBITION

부드러움은 종종 단단함의 반대편에 놓이며, 불완전하거나 미결정적인 상태로 여겨진다. 그러나 모든 형상은 완결된 구조에 이르기 이전, 먼저 흔들리고 휘어지며 외부의 힘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통과한다. 그런 점에서 부드러움은 단단함에 이르지 못한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구조가 형성되기 위해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감응의 장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을 닫아 고정하는 대신, 밀리고 눌리고 스며들며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바꾸어가는 조건이며, 세계와 맞닿는 가장 이른 층위의 물질적 태도이기도 하다.

 

《Soft Senses》는 이처럼 부드러움을 취약함의 은유나 감상적 수사로 다루지 않는다. 여기서 ‘soft’는 형태 이전의 유동성, 외부와의 접촉을 수용하는 개방성, 그리고 단단한 결과물 안에도 잔존하는 물질의 시간을 가리킨다. ‘senses’ 또한 단순한 지각의 차원을 넘어, 그러한 미세한 변화와 긴장을 감지하고 응답하며 형식으로 전환시키는 실천적 감각을 뜻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부드러운 것을 보여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드러움이 어떻게 하나의 구조가 되고 표면이 되며, 조형의 논리로 구체화되는지를 따라가고자 한다.

 

윤태인의 ‘부드러움’은 압력과 접촉, 중력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료로부터 출발한다. 작가는 유토(Oil Clay)를 자르고 붙이며 반복적으로 모델링하는 과정 속에서, 손의 압력과 재료의 저항, 이어붙임의 리듬이 만들어내는 덩어리감과 곡선, 눌림과 비정형의 흔적들을 자신의 조형 언어로 축적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Bench>와 <Stool 01>은 그러한 점토 주물 작업의 감각을 체리나무로 접목하여 확장한 결과물이다. 이전의 나무 작업이 면과 선을 통해 구조를 세우는 데 가까웠다면, 이번 작업은 점토 덩어리의 입체감과 유기적 형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목재 안으로 옮겨오려는 시도에 가깝다. 손으로 카빙한 표면에는 의도치 않게 생겨난 불규칙한 요철과 굴곡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부드러운 물성이 단단한 구조 안에 응고되는 과정을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금속 작업에서는 정형적으로 절단된 스펀지가 작가의 개입과 중력의 작용 속에서 눌리고 휘어지며, 순응하거나 반발하는 물성을 형태로 드러낸 뒤 에폭시와 주조 과정을 거쳐 금속으로 고정된다. 이처럼 윤태인의 작업은 유연한 재료가 외부의 힘을 받아 변형되고, 그 흔적이 목재와 금속이라는 견고한 물질로 옮겨가는 과정을 통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감각이 어떻게 구조 안에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어 김기정의 ‘부드러움’은 집과 포옹처럼 가장 가까운 공간과 관계의 장면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home> 시리즈에서 가족의 손길이 스며든 집 안의 풍경, 이를테면 카페트와 이불, 커튼, 침대처럼 일상 속에 놓인 사물들에 어린 시간의 흔적과 정서의 온도를 조용히 응시한다. 누군가 머물다 간 자리의 온기, 자주 덮이며 길들여진 천의 결,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조금씩 다른 시간을 품는 사물의 표정은 작가의 화면에 부드러움이라는 하나의 감각적 풍경으로 다시 구성된다. 이러한 시선은 실내에만 머물지 않고, 창밖의 나무와 바깥 풍경으로까지 이어지며, 집을 단순히 벽으로 둘러싸인 장소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기대고 머무는 감각의 범위 전체로 확장한다. 동시에 <hug> 시리즈에서 작가는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고 안기며 감싸지는 순간에 주목한다. 여기서 포옹은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서로의 무게를 나누고 마음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장면으로 이해된다. 작가가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인물의 구체적 형상이라기보다, 몸과 몸 사이에 생겨나는 틈과 밀도, 감싸는 팔이 만드는 둥근 윤곽, 그리고 접촉이 남기는 완충의 감각이다. 이러한 장면들은 장지를 염색 후 채색하거나, 묽은 모델링 페이스트를 올리고 긁어내는 반복적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한지 특유의 보풀과 섬유의 결, 부드러운 표면감은 더욱 도드라지며, 이미지는 단단히 고정되기보다 어딘가 숨을 쉬는 듯한 질감을 획득한다. 이는 작가가 붙들고자 하는 생활의 온기와 관계의 촉감을 더욱 섬세하게 머물게 한다.

 

서로 다른 두 작가의 궤적은 ‘부드러움’이라는 감각을 어떻게 물질로 옮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하나의 접점을 형성한다. 윤태인이 점토와 스펀지의 유연한 물성이 남긴 흔적을 나무와 금속의 구조 안에 응축시킨다면, 김기정은 관계와 공간의 온기를 섬세한 표면과 층위로 스며들게 한다. 《Soft Senses》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품은 ‘부드러움’이라는 상태가 재료와 표면, 온기와 기억의 층위 안에서 어떻게 형상을 얻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자리이다. 본 전시가 부드러움을 하나의 인상으로 환원하지 않고, 감각과 물질 사이를 오가며 형상이 생성되는 과정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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