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
Education
2024 부산대학교 한국학과 BFA
Solo Exhibition
2025 <From Fountainhead> OKNP, 서울
<흔적, 반향> 갤러리 휴, 부산
2024 <흰> 맥화랑, 부산
2023 <우리가 지내온 세계에서 바라본 세상은 고요한 낮 과 밤으로 우리를 지새우고> 전시공간 영영, 부산
2022 <물이 마르기 시작할때> 현대미술회관, 부산
Group Exhibition
2025 <Parthenon on Units> 갤러리까비넷, 서울
<평, 행> THEO, 서울
<희어지는> 갤러리 휴, 서울
2024 <visual: unvisaual> 뮤지엄원, 부산
2023 <peace,piece,place> 갤러리 휴 ,부산
<gift vol.1 여기에도 눈> 상상마당, 부산
<Notice> 상상마당, 부산
2022 <상생> Arthicul, 부산
2021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 목포 문화예술회관, 목포
Art Fair
2025 ART TAIPEI, 태국
2024 Kiaf Seoul, 서울
Performance
2024 박영환 개인전 퍼포먼스 흰│맥화랑, 부산
2023 Gift vol.1 여기에도 눈 오프닝 퍼포먼스│상상마당, 부산
Artist oennx_│djmix, 부산
Notice 라이브 페인팅│상상마당, 부산
경계│전시공간영영, 부산
2022 프로젝트 상생│Arthicul, 부산
2021 Roo-colla <고향을 떠나온 이방인> 부산문화재단, 부산
Biography/ Artist Statement
자연 앞에 흐르는 기억들
2024 개인전<흰> 평론글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먹색을 그저 검정색이라거나 까맣고 짙은 색이라고만 부르기 곤란하다. 먹은 검정색의 물질로 고형화되어 있지만 외부의 힘에 의해, 의도적인 압력에 의해 변화되어 무한한 색채로 퍼져나간다. 먹으로 이루어지는 그림은 한지의 바탕 면에서 거의 얼룩에 가까운 흔적으로부터 시작해 단호한 검정으로 마감되는 먹색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펼쳐내면서 진행된다. 그 색의 자장 안에서 다소 격하게 색채는 출렁인다. 거의 색을 느낄 수 없는 흐리고 묽은 농담과 번짐에서부터 점차 짙어져 가는 먹색의 생성적인 과정은 시간과 속도, 강도 속에서 붓질/흔적이자 이미지 사이를 넘나든다. 수묵화는 바탕에서 출현해 그 바닥, 서식지에서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도약을 실현한다. 그것은 마치 대지에서 이루어지는 생명현상의 축소된 현상을 한지 바닥에서 재구성하는 것도 같아 표면 자체가 스스로 발아되는 모종의 장면을 응결시킨다.
박영환은 먹을 위주로 개념적인 풍경을 설정해서 보여준다. 현실계가 아니라 작가의 상상에 의해 구현된 장면이자 자연과 구체, 그림자와 선을 이용해 만든 낯선 인물산수화다. 우선 작가가 사용하는 먹은 검은 색만이 아니라 청먹, 다먹 등을 사용해 흑백으로 이루어진 그림에서 미묘한 색채의 변화나 뉘앙스를 안긴다. 먹색을 위주로 하면서도 단일한 먹으로만 구현된 그림들과는 사뭇 다른 색의 차이를 은밀하게 노정 하는 것이다. 동시에 작가는 먹의 밀도를 달리해 칠하면서, 마감하면서 먹의 쓰임, 특히 채색으로서의 먹의 효과에 주목한다. 수묵화를 하고 있는 작가는 가능한 주어진 재료 안에서 수묵의 여러 가능성과 변화 지점을 적극 확장해 내는 동시에 그것이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일상과 삶의 감정을 기술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인물산수화나 문인화의 전통을 부단히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사용하는 재료와 다루는 내용에서 의식적으로 맞물리면서 진행된다.
우선적으로 시선에 붙는 것은 원경으로 펼쳐진 숲이다. 하늘로 치솟은 줄기와 잎사귀들이 울울하고 자욱하다. 농담의 변화 속에서 환영적인 자연이 흔들린다. 땅과 바위 사이에서, 바닥에서 밀고 올라오는 생명력이 ‘저기’에 자리한다. 그것은 항상 배경처럼 펼쳐져 있어서 그림을 보는 이들은 바로 그 장소와 불가피하게 대면하거나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느낌이다.
이는 화면의 양 모서리를 막아 세운 건물의 벽, 그리고 중앙에 펼쳐진 계단으로 인해 증폭된다.
그런데 저 숲에 커다란 원형 이미지가 달처럼 놓여있다. 바닥에도 크기를 달리하면서, 먹색의 농담이 다른 구체들은 등(燈)처럼 박혀있다. 흐린 것, 밝은 것, 까만 것들은 각자의 창, 한 개인의 몸과 삶의 기억 등을 은유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구체들이 실경과도 같은, 나무가 있는 풍경과 부딪히면서 자연의 이미지에서 빠져나와 낯선 산수풍경을 안긴다.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하학적인 직선과 완벽한 구가 감성적인 풍경을 깨물고 있다. 더구나 구체들은, 등장하는 작은 인물들은 그림자를 동반하고 있다. 이 일관되지 않는 그림자는 가상의 흔적이고 존재의 실존성 자체를 표시하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전통적인 동양화는 그림자가 부재하다. 특정한 시간의 풍경 자체를 재현한다는 것, 주체의 확고한 자리 등은 무의미하게 다루어진다. 이 그림에서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그림자는 한 개인의 실존의 무게, 그가 지닌 기억과 짊어진 추억의 양을 가시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가 자리한 자연 풍경이고 나무와 숲이 있는, 그리고 대지와 점경의 인물이 있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며 서늘하고 차갑기도 한 계절과 기후의 변화도 감지되는 그런 풍경이다. 구체적인 실경을 소재로 한 것은 아니고 작가에 의해 설정된 가상의 공간이고 연출된 자연이다. 자잘한 붓질과 흩어지는 먹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의 상황성을 예민하게 지시한다. ‘후두둑’ 소리를 내며 스치는 나뭇잎들과 가늘고 섬세한 줄기들이 도열 해 하늘을 향해 직립하고 있는 군집의 형태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촘촘한 미점과 농담의 변화를 동반한 붓질에 의해 생성적인 나무의 존재가 저 자연 속에서 바람에 부대끼고 있다는 상황성이 영상적인 흐름처럼 펼쳐진다. 이는 한지를 부분적으로 뜯어 내서 만든 눈(눈)의 효과와 맞물리면서 계절 감각, 그리고 평면의 화면을 활성적인 존재로 바꿔내는 기법의 도움 속에서 증폭된다. 합장지를 사용해 일정한 두께를 지닌 바탕을 만든 후 그 바닥에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고 동시에 한지라는 물성, 물질 자체가 스스로 부조적인 차원으로 일으켜 세워진다. 조심스레 종이의 바닥을 뜯어내면서 눈과 같은 효과를 만드는 일은 조각적인 행위이자 모종의 상실, 아픔을 도드라지게 촉각화 하는 일이다. 그림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 가상의 눈이 내리는 장면은 지나온 흔적을 죄다 덮어버리는 상황의 은유이기도 하고 기억을 지워나가는 행위 내지 잊혀져가는 시간을 회상하는 이미지화에 해당한다. 특히 설경을 그린 그림에서는 이른바 블러링 효과에 유사한 기법에 의해 흐릿하고 모호한 장면을 안겨준다. 이것 역시 시간과 기억을 다루는 작가의 주제에 의한 방법론으로 보인다.
대부분 전경과 후경으로 나뉘어진 화면 가운데 공간에 여백을, 공터를 두어 모종의 사건이, 서사가 발생하는 핵심적인 지점을 마련하고 있다. 그곳에는 작은, 아주 작게 그려진 인물이 하나, 둘 정도 그려졌다. 전통적인 인물산수화에서 접하는 점경인물에 해당하는 이 작은 인간은 진한 검정색으로 마감된 평면적인 원형의 덩어리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마주 보고 서 있거나 구체의 주위를 배회하는 등의 여러 상황을 그려 보인다. 눈이 내리는 겨울 풍경이 주를 이루는데 이때는 구체 옆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모여있거나 원형의 덩어리를 눈을 뭉쳐 밀고 가기도 한다. 왜소한 인간 존재들이 자연/세계 안에서 실존적인 생의 어느 몸짓을 부려놓거나 시간의 흐름 안에서 겪는 여러 상실의 감정을 누수 하는 장면 연출이다. 이런 서사는 소박하고 익숙한 감성적 코드를 건드리는 편이다. 친절한 산문성을 지닌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난 그림에서 이 작가의 힘이 돋보인다. <지나오면서 필연적으로>와 같은 그림이 그런 사례인데, 거대한 자연, 타자로서의 자연과 대면하고 있는 구체를 설정해놓은 이 그림은 나무와 풀, 그 혼돈스러운 미지의 존재를 대면하는 왜소한 인간의 자리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그런 정신이 전통적인 인물산수화 안에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하고 지시하는 그림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인물산수화의 현대적인 변용이, 전통에 대한 동시대 작가의 해석과 반응이 모형화되는 한 추이를 흥미롭게 만나게 된다.
Works
윤미선 Yoon Miseon
반추
한지에 먹
162.2 x 130.3 cm
2025
절벽에서
한지에 먹
60 x 60 cm
2025
주저앉았던
한지에 먹
14 x 25 cm
2025
서로
백자에 청화
25 x 22 cm
2025
온기
백자에 청화
25 x 22 cm
2025
반추
한지에 먹
89.4 x 145.5 cm
2025
하얀 기억 속 우리
한지에 먹
65.1x 50 cm
2025
방백
백자에 청화
25 x 22 cm
2025
온기
백자에 청화
25 x 22 cm
2025
우리
백자에 청화
25 x 22 cm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