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정 작가의 작업은 상당 부분 매체와의 관계 속에서 상정됩니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한지와 먹은, 그 재료적 예민함에 기인해서 매체와의 긴밀한 이해와 소통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작품에서 관찰할 수 있듯이 이러한 전통 매체의 연약한 이면에는 제스처를 즉각적으로 입력하는 기민한 면모 또한 존재합니다. 작가는 <얼은 숨 속의 움직임-1>에서와 같이 화선지에 그려진 가벼움과 연약함을 어떠한 방식으로 물질계에 고정시킬지에 관한 고민의 연장에서, 유리의 중량감과 차가움을 화선지와 대비시키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작가가 선보이는 최근작들은 내재된 율동성과 회화 언어의 논리에 의해 발생한 선들의 집합과 같은 형태가 회화 내부에서 무게감을 띄며 세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까비넷에서의 개인전, 에서는 보다 확대된 작가의 작업적 지평선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낭독을 직접 녹음한 뒤 녹음된 자신의 음성을 들으며 작업하던 대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작업을 하기 전 감정을 강박적으로 정제해오던 기존의 기조에서 벗어나 예민한 날것의 감정으로 작업했다고 증언 합니다. 이러한 심상적 변화는 작가 자신이 작업과 맺는 관계에서는 물론, 화면과 작품이 존재하는 풍경이라는 총 세 가지 차원의 레이어에서 감지할 수 있습니다. 먼저 화면상에서 붉은빛의 주먹을 사용한 색의 변화를 선두로, 보다 날카롭고 끝이 정돈되지 않은 채 속도와 에너지를 강조한 변화된 선의 운용은 그간의 기존 동양화에서와 같이 선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을 분명하게 해 시간 값과 공간 값을 명쾌하게 전달하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전통 매체와 이미지 자체가 가지는 연약함과 가벼운 속성은 원초적이고 나이브하게 입력되어 작가를 마치 날카로운 엣지에서 균형을 잡으며 이미지를 불러오는 영매처럼 여겨지게 합니다. 이러한 작업적 발전은 화면의 외부로도 확장되었으며, 작품이 존재하는 풍경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중량에 대한 문제가 회화적 감상의 무게로 흡수됨과 함께, 작업의 다른 한 축이기도 한 동양화가 회화로써 공간에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동양화의 디스플레이 방식 중 하나인 배접의 한 요소 중에서 비단으로 마감하는 측면을 직접 칠한 비단으로 두르고 회화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 공간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면은 보다 적극적으로 전시공간과 대화하며 물질계에 보다 단단히 뿌리내립니다. 그동안 실험해왔던 유리 작업은, 화면에 집중도를 높인 평면 회화 시리즈와는 반대로 작업적 맥락을 명백히 드러내는 동시대적인 형식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작가는 회화적 조율은 상당 부분 배제한 채, 사용되지 않은 평면 시리즈의 잔여 부분 조각을 특정한 자세로 배열해 회화적 흔적이 남아있는 유리 사이에 압착시킨 뒤, 접합제를 드로잉의 도구 삼아 두 유리를 고정했습니다. 마치 바람에 흩날리던 중 채집되어 영구적으로 박제된 것 같은 작품 조각을 통해, 그동안 고민해왔던 동양화 매체와 이미지, 실체가 연약한 것들을 물질계에 물리적 중량감과 존재감을 부여하는 작업적 개념에 있어서, 특정한 상황적 맥락을 개입시켜 시간성을 부여함으로써 연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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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정 작가의 작업은 상당 부분 매체와의 관계 속에서 상정됩니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한지와 먹은, 그 재료적 예민함에 기인해서 매체와의 긴밀한 이해와 소통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작품에서 관찰할 수 있듯이 이러한 전통 매체의 연약한 이면에는 제스처를 즉각적으로 입력하는 기민한 면모 또한 존재합니다. 작가는 <얼은 숨 속의 움직임-1>에서와 같이 화선지에 그려진 가벼움과 연약함을 어떠한 방식으로 물질계에 고정시킬지에 관한 고민의 연장에서, 유리의 중량감과 차가움을 화선지와 대비시키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작가가 선보이는 최근작들은 내재된 율동성과 회화 언어의 논리에 의해 발생한 선들의 집합과 같은 형태가 회화 내부에서 무게감을 띄며 세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까비넷에서의 개인전, 에서는 보다 확대된 작가의 작업적 지평선을 목도할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낭독을 직접 녹음한 뒤 녹음된 자신의 음성을 들으며 작업하던 대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작업을 하기 전 감정을 강박적으로 정제해오던 기존의 기조에서 벗어나 예민한 날것의 감정으로 작업했다고 증언 합니다. 이러한 심상적 변화는 작가 자신이 작업과 맺는 관계에서는 물론, 화면과 작품이 존재하는 풍경이라는 총 세 가지 차원의 레이어에서 감지할 수 있습니다. 먼저 화면상에서 붉은빛의 주먹을 사용한 색의 변화를 선두로, 보다 날카롭고 끝이 정돈되지 않은 채 속도와 에너지를 강조한 변화된 선의 운용은 그간의 기존 동양화에서와 같이 선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을 분명하게 해 시간 값과 공간 값을 명쾌하게 전달하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전통 매체와 이미지 자체가 가지는 연약함과 가벼운 속성은 원초적이고 나이브하게 입력되어 작가를 마치 날카로운 엣지에서 균형을 잡으며 이미지를 불러오는 영매처럼 여겨지게 합니다. 이러한 작업적 발전은 화면의 외부로도 확장되었으며, 작품이 존재하는 풍경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중량에 대한 문제가 회화적 감상의 무게로 흡수됨과 함께, 작업의 다른 한 축이기도 한 동양화가 회화로써 공간에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동양화의 디스플레이 방식 중 하나인 배접의 한 요소 중에서 비단으로 마감하는 측면을 직접 칠한 비단으로 두르고 회화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 공간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면은 보다 적극적으로 전시공간과 대화하며 물질계에 보다 단단히 뿌리내립니다. 그동안 실험해왔던 유리 작업은, 화면에 집중도를 높인 평면 회화 시리즈와는 반대로 작업적 맥락을 명백히 드러내는 동시대적인 형식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작가는 회화적 조율은 상당 부분 배제한 채, 사용되지 않은 평면 시리즈의 잔여 부분 조각을 특정한 자세로 배열해 회화적 흔적이 남아있는 유리 사이에 압착시킨 뒤, 접합제를 드로잉의 도구 삼아 두 유리를 고정했습니다. 마치 바람에 흩날리던 중 채집되어 영구적으로 박제된 것 같은 작품 조각을 통해, 그동안 고민해왔던 동양화 매체와 이미지, 실체가 연약한 것들을 물질계에 물리적 중량감과 존재감을 부여하는 작업적 개념에 있어서, 특정한 상황적 맥락을 개입시켜 시간성을 부여함으로써 연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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