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KABINETT

GROUP SHOW

Over and Over


Dec, 9 - Jan, 7, 2023

Gallery Kabinett, 2F



Seongeun Kwon

Song Kim

흙에 눌러 그린 손의 경로와 질서의 시간 

오정은 미술평론

갤러리까비넷은 12월 9일(금)부터 2023년 1월 7일(토)까지 4주간 권성은, 김송 작가의 2인전 [over and over]을 진행한다. 본 전시는 다양한 크기의 도판 작품 20여 점과 도판 작품을 구성하는 유닛(unit) 오브제를 활용한 설치 작품들로 구성된다.


 조형예술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반복’은 점, 선, 형, 색 등의 조형요소를 동일하거나 유사한 요소들의 단위들로 배열하는 것이다. 단위의 무수한 되풀이는 어느 순간 통일된 조직체가 되어 정연한 질서 가운데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연속적인 흐름 안에서의 율동감을 형성한다. 반복이라는 조형요소를 정직하고 충실하게 실행하는 권성은, 김송 작가의 작품은 고요하지만 밀도 높은 견고함이 느껴지며,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지향함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태고의 물질인 흙을 최소단위의 형태로 매만진다. 매만져진 흙들은 동일해 보이지만 세심히 보면 엄연히 서로 다르다. 작가는 이 흙들을 꾸준히 배열하며 형태를 이뤄나간다. 이 단순 움직임을 거듭하는 일련의 수행과도 같은 조형작업은 마치 한국 단색화가들의 작업을 떠오르게 한다. 그들의 반복적 행위는 자기 수행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사유에 닿았는데, 이것은 서양으로부터 수용한 것을 토대로 고유의 추상회화 양식을 구축하게 한 핵심이다. 깊은 성찰로 끈질기게 독자적인 표현술을 모색한 끝에 주어진 작가의 표현 언어는 이렇듯 수행으로 정련된 결과물인 것이다. 가장 근본의 가치를 염두에 두며 거듭되는 반복을 통해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는 두 작가의 독자적인 조형언어에 집중해 본다.


 무수한 변수와 제약을 갖는 흙을 다루며, 동시에 쓰임과 장식의 조화라는 공예적 가치를 잃지 않는 도예작업을 전개하던 중 권성은 작가는 스스로를 틀 안에 몰아넣은 듯한 갑갑함을 느꼈다. 축척해온 작업의 과정들을 거슬러 올라가 초심에 머무르며, 흙과 손, 여백이 스스로의 조형활동에 가장 주요한 요소임을 확인한다. 일정한 무게로 공평하게 흙 위를 토닥이는 손자국이 고스란하고, 두 손가락으로 조물거려 연속되는 흙 띠는 가장 순수한 작가의 조형 활동으로 채워가는 역사이다. 기본에 충실하며 쌓아가는 내공의 시간들은 마치 빼곡히 서술된 책의 한 페이지처럼 작가의 시간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도판 위의 흙 띠는 수평, 수직. 그리고 띄어가기의 흐름을 통해 서술되는데, 작품을 관람하는 때와 시각에 따라 도판 속 여백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자의 때와 시각에 따른 열린 소통을 기대해 본다.


 김송 작가는 결과 혹은 완성의 개념보다 일련의 과정들을 관찰하고, 변화 그 이후를 상상하는 것에 흥미로움을 갖는다. 어떠한 사건이나 대상은 늘 변화의 과정 중에 있으며, 우리가 마주하는 현상은 과정의 한 단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상투적인 단면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오늘들이며, 무수한 오늘들의 합은 곧 우리의 삶으로 자리한다. 작가의 도판 작업은 흙을 일정한 방향과 힘으로 눌러 모형을 갖추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배열을 거듭하며 면을 키워나간다. 매우 단순한 동작의 반복 속에서 온도와 습도, 힘의 세기 등의 변수들은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운율을 생성한다. 작가는 이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하며 작업을 거듭할 뿐, 반복의 연속 끝에 얻어질 상상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고대한다. 작가의 작업을 통해 예상할 수 없는 삶의 변수들에 대응하며, 그저 매일을 성실하게 채워나가는 삶을 대하는 팁을 얻어 본다.

GROUP SHOW

Over and Over


Dec, 9 - Jan, 7, 2023

Gallery Kabinett, 2F



Seongeun Kwon

Song Kim

갤러리까비넷은 12월 9일(금)부터 2023년 1월 7일(토)까지 4주간 권성은, 김송 작가의 2인전 [over and over]을 진행한다. 본 전시는 다양한 크기의 도판 작품 20여 점과 도판 작품을 구성하는 유닛(unit) 오브제를 활용한 설치 작품들로 구성된다.


 조형예술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반복’은 점, 선, 형, 색 등의 조형요소를 동일하거나 유사한 요소들의 단위들로 배열하는 것이다. 단위의 무수한 되풀이는 어느 순간 통일된 조직체가 되어 정연한 질서 가운데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연속적인 흐름 안에서의 율동감을 형성한다. 반복이라는 조형요소를 정직하고 충실하게 실행하는 권성은, 김송 작가의 작품은 고요하지만 밀도 높은 견고함이 느껴지며,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지향함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태고의 물질인 흙을 최소단위의 형태로 매만진다. 매만져진 흙들은 동일해 보이지만 세심히 보면 엄연히 서로 다르다. 작가는 이 흙들을 꾸준히 배열하며 형태를 이뤄나간다. 이 단순 움직임을 거듭하는 일련의 수행과도 같은 조형작업은 마치 한국 단색화가들의 작업을 떠오르게 한다. 그들의 반복적 행위는 자기 수행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사유에 닿았는데, 이것은 서양으로부터 수용한 것을 토대로 고유의 추상회화 양식을 구축하게 한 핵심이다. 깊은 성찰로 끈질기게 독자적인 표현술을 모색한 끝에 주어진 작가의 표현 언어는 이렇듯 수행으로 정련된 결과물인 것이다. 가장 근본의 가치를 염두에 두며 거듭되는 반복을 통해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는 두 작가의 독자적인 조형언어에 집중해 본다.


 무수한 변수와 제약을 갖는 흙을 다루며, 동시에 쓰임과 장식의 조화라는 공예적 가치를 잃지 않는 도예작업을 전개하던 중 권성은 작가는 스스로를 틀 안에 몰아넣은 듯한 갑갑함을 느꼈다. 축척해온 작업의 과정들을 거슬러 올라가 초심에 머무르며, 흙과 손, 여백이 스스로의 조형활동에 가장 주요한 요소임을 확인한다. 일정한 무게로 공평하게 흙 위를 토닥이는 손자국이 고스란하고, 두 손가락으로 조물거려 연속되는 흙 띠는 가장 순수한 작가의 조형 활동으로 채워가는 역사이다. 기본에 충실하며 쌓아가는 내공의 시간들은 마치 빼곡히 서술된 책의 한 페이지처럼 작가의 시간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도판 위의 흙 띠는 수평, 수직. 그리고 띄어가기의 흐름을 통해 서술되는데, 작품을 관람하는 때와 시각에 따라 도판 속 여백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자의 때와 시각에 따른 열린 소통을 기대해 본다.


 김송 작가는 결과 혹은 완성의 개념보다 일련의 과정들을 관찰하고, 변화 그 이후를 상상하는 것에 흥미로움을 갖는다. 어떠한 사건이나 대상은 늘 변화의 과정 중에 있으며, 우리가 마주하는 현상은 과정의 한 단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상투적인 단면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오늘들이며, 무수한 오늘들의 합은 곧 우리의 삶으로 자리한다. 작가의 도판 작업은 흙을 일정한 방향과 힘으로 눌러 모형을 갖추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배열을 거듭하며 면을 키워나간다. 매우 단순한 동작의 반복 속에서 온도와 습도, 힘의 세기 등의 변수들은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운율을 생성한다. 작가는 이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하며 작업을 거듭할 뿐, 반복의 연속 끝에 얻어질 상상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고대한다. 작가의 작업을 통해 예상할 수 없는 삶의 변수들에 대응하며, 그저 매일을 성실하게 채워나가는 삶을 대하는 팁을 얻어 본다.


흙에 눌러 그린 손의 경로와 질서의 시간 

: 전시 《over and over》에 부쳐


오정은 미술비평



*
정연한 질서. 그 세계의 내피 안으로 파고들어가 기율과 차례로 다듬어진 견고함의 판형을 마 주하는 상상을 한다. 가령, 흰 눈이 내리는 풍경의 단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듯 포착하면, 작은 눈송이와 눈송이 사이사이 비어있는 여백의 간격과 그 허공을 통해 내비치는 거리의 풍광이 체계적인 공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보이는 것 말이다. 바닥에 소복이 쌓인 눈의 덩어리에는 작 은 얼음 결정체 여럿이 공기층을 응집해 정렬을 갖추고 있고, 그 물리적 체계의 광학적 도표 는 가히 심미적이며 숭고한 차원의 기시감을 매끄럽게 주지시킨다.


예증을 더하기 위해, 하나의 다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 찻잎을 우리거나 우려낸 물을 비 워내기 위한 그릇 형태의 자기. 다도를 위한 도구로서 그것은 표준에 걸맞은 형태와 두께, 질 감을 지니고 있다. 완성된 도예이기도 한 여기에 이제 중성의 요소를 넣어보자. 그래서 그것 이 식기로서의 기능을 흐리고, 건조된 물성을 거꾸로 역행하여 그것 본체를 만들었던 한 공예 가의 손이 아직 흙 반죽에 지나지 않던 덩어리를 주무르는 과정에 가􏰀게 하는 것이다. 눅진 한 점토에 􏰀는 손의 방향과 힘의 크기를 따라 반죽의 모양이 잡히고 입자는 말라 굳거나 이 기어 풀어진다. 계속적인 변화의 상태이자 창작의 경로로서 진행되는 마찰과 변성, 그리고 작 가의 의지와 버물려 수행적인 의식처럼 반복되는 행위는 단적인 형태와 두께, 질감으로 쉽게 단정되지 않는다. 쓸모를 의식한 용도의 기물이 아닌, 􏰁상을 핍진하게 모사한 기술의 증거도 아닌, 도예의 주요한 순간이 즉물적인 세계를 초월하여 그 스스로 합목적성을 지니고 현현하 고 있을 뿐이다. 무수한 겹과 더미로, 때로는 한 빗금과 조각으로 서로를 호환하며 빚어지는 본체, 거기에는 오랜 묵상으로 숙련한 호흡법 같은 정연하고도 생생한 질서가 있다.


GALLERY KABINETT(갤러리까비넷)의 기획전이자 권성은(b.1987), 김송(b.1990) 작가의 2인 전 《over and over》는 도예의 과정과 원리, 그 세계를 형상화해 보여주는 전시다. 말하자면 물과 결합된 점성의 흙이 결과론을 좇아 실용의 기물로서 매체 및 형식적 안주를 꾀하기 이전 의 모양 및 상태성에 주목하며, 핸드빌딩(hand building)으로 빚어진 드로잉으로 평면과 입 체, 그 양가적 차원 모두에 걸쳐져 있는 작업이 선보여지는 자리다. 도자를 빚는 두 작가의 손이 작품에 수공예적으로 찍힌 무늬와 면적, 형태를 통해 가시적으로 기록되고, 따라서 손을 사용한 핀칭(pinching)과 코일링(coiling) 같은 도자 성형의 신체적이고 기본적인 방법이 작품 에 장식성 이상의 주요 주제로 부각되며, 작가 의식의 소산이 재료에 진솔하게 투영돼 내비친 다.


벽에 걸 수 있는 평평하고 납작한 토판 위에 반복적인 점 혹은 선 같은 추상 표현의 언어를 만들어 새기고, 제한된 색조의 소지를 사용한 부분은 우리가 단색화를 통해 익히 보아온 정제 된 미감과 동양적 정신성을 닮아 있기도 하다. 그러나 표층 밖으로 돌출되어 튀어나오고 들어간 등 명확한 음각의 구분을 마티에르(matière)로 지니며, 흙을 빚고 고온에 구운 도자 매체 의 원리를 이어온 이들 젊은 작가의 창작은 1차원의 정적 화면 안에 머물지 않고 가촉적인 질료의 멋과 함께 독자적 언어 항로를 그리는 단계에 또한 있는 것이다. 이들은 물질세계의 과중한 포만감 속에서도 공예(craft) 이전의 만들기(making) 개념에 천착해 예술의 원류를 되 새기는 과업의 실천을 모색·시도하고도 있다. 《over and over》는 그것을 응축해 시연하는 시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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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은의 <Diagonal>, <Spacing>, <Page>, <Press> 같은 평면 도자 작업에서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성형 기법은 바탕이 되는 사각형 토판 위에 가래떡같이 밀고 잘라 균등한 두께로 만 든 흙 반죽을 붙이고, 이후 엄지와 검지 양 손가락 끝으로 흙의 표면을 일정하게 꼬집어 겉으 로 돌출된 얇고 긴 띠를 만든 것이다. <Diagonal>에서 그렇듯, 띠와 띠가 교직되어 형성된 선 분과 각도, 그리고 이들이 음영의 경계를 나누며 내부에 암을 정교하게 드리운 효과는 기하학 적 균형 감각과 함께 자연 빛과의 조화, 시각적 안정감을 준다.


작업에 소요되는 흙을 배분해 주물러 밀고, 쌓아 올리고, 줄지어 붙이는 반복 행위에 􏰁해 권 성은은 ‘걸음마와 같은 일련의 과정’, ‘단단했던 문을 열고 나오는 열쇠’와 같은 식으로 비유 해 언급한 바 있다. 작가에게는 실용적 기물로서의 도예와 기능적으로는 무용하지만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서의 도예 사이에서 그것을 가르는 칸막이가 지나치게 높은 벽으로 의식 되었을 때가 있었다고 했다. 긴 슬럼프와 같던 그것의 높이 장벽을 허물고 작가가 작업을 지 속할 수 있게 된 전환의 계기는 처음 흙을 만나 ‘손이 가는 􏰁로’ 자유롭게 교접했던 초심자 의 순수를 복기하고 나서였다. 작가는 이제 제약적 형식, 기성 규범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해 법으로서의 규칙, 자기 창조의 양식이 되는 띠를 창안해 만든다. 반복해 흙을 꼬집는 세심한 수행의 행위는 곧 작가의 시그니처(signature)로, 작품의 묘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pacing>연작은 그런 방법론에 수학적 공식을 도입해 띠의 개수, 간격에 일률적 변화를 준 것이다. 제목 어미 다음에 붙는 숫자는 띠와 띠 사이 간격의 개수, 즉 여백의 수치량을 의미 한다. 두 개의 토판을 나란히 맞􏰁 종이책의 펼쳐진 양쪽 페이지를 연상한 작업 <Page>에서 는 띠의 마디마다 불규칙한 가로줄 여백을 줘 문절의 단위를 표방하고, 기호학적 상징으로서 띠의 의미 변주 가능성을 예고했다. 행간에 숨은 내재율을 분석해 읽듯, 혹은 모스 부호를 해 독해 보듯, 장선과 단선의 흙띠로 축약된 텍스트 형태를 관람자는 심상에 더듬어 독해한다. 엄지손가락 옆면 날끝으로 토판의 흙을 누르고 이 동작을 횡으로 연결해 문양을 새긴 <Press>는 음각으로 변용된 띠의 촉각적이고 연속적인 리듬을 생성한다. 작가는 코팅제 역할 을 하는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구워 점토의 거친 입자감과 여러 띠의 입체적 요철이 부각돼 보이게끔 했다. 때문에 자연적 원재료와 핸드빌딩의 기법이 만난 상태 미감을 오롯하게 감상 할 수 있다.


***
김송은 인간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한 형태학적 관심에서 뻗어 나온 조형 모티프를 <Drawing>과 <Branch Line> 연작 등을 통해 표현해 왔다. “멀리서는 그저 납작한 평면으로 보이기 바랐다”는 작가 자신의 의도처럼 흙판 위에 고르게 부착되고 응집된 작은 점토 등속은 모두 평평하고 얇은 두께 및 단일 색조의 특성을 유지하며 액자 안 그들 군집은 물론 갤러리 의 흰 벽 같은 전체 배경에서도 그리 튀지 않게 걸려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개별 양감 을 지닌 유닛(unit)으로 “가까이서 보면 미세하지만 모두 다른” 각각의 개성을 보유한다. 작가 는 세포분열로 확장하고 증식하는 식물의 형태, 해부학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그들 미세구 조의 배열로부터 미적 표현으로 응용할 수 있는 유기적 모양(organic shape) 및 패턴을 찾고 연구했다. 곧, 김송 작업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확장, 증가, 반복의 구성 원리는 조형의 요소 이면서, 작가가 자연의 본질을 탐구한 뒤따른 자연스러운 양식이자 환경에 􏰁한 경의의 태도 로 해석된다.


‘만들기’의 개념 범주를 공예 안에 한정 짓지 않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세포와 같은 미시 적 구조 단위의 분화로 인해 ‘만들어지는’ 광의의 원리를 의식하며 작업을 이어온 김송의 도 자 작품은 시각예술의 영역은 물론, 생물학과 광학에 포개져 범용적으로 다루어질 여지를 다 분히 지닌다. 생장하는 식물 줄기나 뿌리 등 세포 구조에서 착안한 개체 점토와 점토의 배열 방식과 그것의 밀집된 형태 구성은 육안으로는 쉽게 관찰되지 않지만 과학적 관찰을 통해 도 달한 내용으로, 평면의 배경에 불과해 보였던 􏰁상이 이후 노동집약적 입체물의 결과로 인식 되는 작업 특징에 공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연의 투철한 모사이자 철학적 인식의 응고물로 서 김송의 작업은 넓혀지고 있다.


김송은 흙 반죽을 밀어 타래를 만들고 사이를 긁어 흙물을 발라 붙이는 행위를 ‘도자를 처음 배울 때 하던 일’, 그리고 ‘어떠한 작업을 하든지 매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말한다. 이는 단위를 만들어내고 그것 요소를 반복하며 연결해 긴 선처럼 잇는 시간의 연속, 이어 밀도와 질량을 가지는 동작의 세부적 의미를 스스로 되새기는 말처럼 들린다. 작은 점토 조각 위에 그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점토 조각이 덧붙여지고, 그 위에 다시 다른 조각이 새롭게 이어 붙 여진다. 간혹 돌연변이같이 유별난 조각 하나도 보인다. 그것에서 작가 김송이 보는 세계의 시야를 겹쳐본다. 도자로 빚은 삶의 증언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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